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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 당첨 사연…`그것이 알고 싶다`
11-12-18 조회수14,124 -
2년 전 어느 겨울 저녁. 월세방에서 이불을 둘러쓰고 텔레비전을 보던 A 씨는 온몸이 얼어붙는 경험을 했다. 로또 마지막 당첨번호가 발표되고 나서도 한참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1등과 거리가 멀던 그가 로또 대박이 난 것이다. 2000원을 투자해 40억원을 벌었으니 수익률이 무려 2억%. A 씨는 그 당시를 생각하면 꿈만 같다고 했다.
일용직 근로자였던 A 씨는 다행히 로또 당첨 이후에도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다. 당시 복권상담을 맡았던 팀장의 조언을 받아 재테크에도 성공해 지금은 작은 개인 사업을 하고 있다. 경마를 좋아하지만 100만원 이상은 배팅하지 않는다고 했다.
복권 1등에 당첨될 거라고 믿었더니 정말 그렇게 된 경우도 있다. B 씨는 책 `시크릿`을 읽으면서 `복권 1등 당첨`을 매일 주문같이 외웠다. 책 내용처럼 자신이 이미 복권 1등에 당첨됐다고 생각하고 행동한 것이다. 그렇게 B 씨는 2년 동안 복권을 샀고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책 내용은 결국 현실이 됐다. B 씨는 2008년 로또 1등에 당첨돼 8억을 받았다.
복권이 가족을 되찾아준 사연도 있다. 가족하나 없던 일용직 근로자 C 씨는 복권 2000원 어치를 샀는데 로또 1등으로 당첨돼 14억을 받았다. 사업에 실패해 식구들과 연락도 못하고 지내던 그는 이제 시골로 내려가 가족과도 잘 지낸다. 당시 복권사업팀 팀장은 끼니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씻지도 못한 채 당첨금을 받으러 온 그를 목욕탕에 데리고 갔다. 이것이 인연이 돼 복권사업팀 팀장은 현재까지 C 씨 자산을 관리해주고 있다.
매주 로또 당첨자를 만나온 주진하 전 농협중앙회 복권사업팀장은 "A 씨와 C 씨는 복권 당첨 이후에도 꾸준히 연락하며 함께 목욕탕도 가고 밥도 먹는 등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던 B 씨는 복권에 당첨된 후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 인상 깊었다고도 말했다.
2년 간 수백 명의 복권 당첨자를 만나온 주 팀장은 "복권을 판매하는 곳이 영세하다보니 로또 당첨자 중 80%가 서민·취약계층"이라며 "이들이 로또 당첨이후 제2의 성공적인 삶을 사는 데 재테크 조언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복권 당첨 번호에 대해서는 "끝수가 낮으면 여러 명의 당첨자가 나올 확률이 많다"며 "30번 이하의 번호가 6개 찍히면 당첨자가 12명씩 나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권한울 기자]